e심 써보니…번호 분리 편하지만 아이폰 '듀얼 메신저' 안돼 아쉬워
e심 써보니…번호 분리 편하지만 아이폰 '듀얼 메신저' 안돼 아쉬워
입력2022.09.06. 오후 2:36
수정2022.09.06. 오후 2:40
기사내용 요약
자급제 아니라면 5G폰은 e심도 5G 요금제만 가입 가능
전화·문자 수발신 시 메인-추가 번호 구분 쉬워
이용 가능 모델 아이폰이 더 많지만…2계정 카톡 X
삼성폰은 듀얼 메신저 지원…지원 단말 아직 갤Z4 뿐
[서울=뉴시스] e심이 상용화되면서 한 스마트폰에서 두 개의 번호 사용이 쉬워졌다.
[서울=뉴시스] 심지혜 기자 = 일하는 번호와 개인 번호를 분리하고 싶어
중고 공기계로 번호를 하나 더 개통했던 때가 있었다.
하지만 스마트폰을 두 개 들고 다녀야 하는 불편함에 결국 분리하지 못했다.
무겁기도 했고 하나를 쓰다 보면 다른 하나를 관리하는 데 소홀해져
어느 것 하나 제 때 연락을 하지 못했다.
그러다 e심 상용화로
하나의 스마트폰에서 두 개의 번호를 사용할 수 있게 되면서 당장 개통을 시도했다.
[서울=뉴시스] 5G 스마트폰으로 5G 요금제를 쓰고 있다면 e심에서도 5G 요금제에만 가입할 수 있다. (사진=헬로모바일 홈페이지) 2022.9.5 *재판매 및 DB 금지
e심도 5G폰은 5G 요금제 써야…알뜰폰 선택폭 좁아
e심 가입은 알뜰폰을 선택했다.
'이통사+이통사'보다 '이통사+알뜰폰'으로 조합해야 요금이 더 저렴할 것 같았다.
하지만 시작부터 난관에 봉착했다.
막상 어느 알뜰폰에서 e심 서비스를 하는지 쉽게 알기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각 알뜰폰 브랜드 사이트를 찾아다녀야 했기에
결국 이름이 알려진 대형 브랜드 한 곳을 선택했다.
한 고비를 넘기자 또 다른 고비가 찾아왔다.
바로 요금제 선택이다.
기자가 5G 가입자다 보니 선택의 폭이 확 줄었다.
알뜰폰은 아직 LTE 요금제를 주력으로 하고 있어
5G 요금제 종류가 다양하지 않았다.
기존 유심과 마찬가지로
e심도 이통사향 5G 스마트폰은 5G 요금제만 이용할 수 있다.
다만 자급제폰은 5G폰이어도 LTE 요금제 이용이 가능하다.
반면 LTE 이용자라면 요금제가 다양해 선택폭이 훨씬 넓다.
상황이 이렇자
KT와 LG유플러스가
e심과 유심 모두를 사용하는 이들을 상대로 출시한
e심 전용 요금제가 간편해 보였다.
이들 요금제는 월 8800원에 추가 번호와 소량의 데이터를 제공한다.
문자와 데이터는 메인 번호에서 공유해서 사용하는 방식이다.
한 스마트폰에서 두 개의 번호를 쓰더라도 데이터 이용이 번호에 따라 구분되지 않아
메인 번호의 데이터 제공량이 충분하다면 추가 번호 요금제는 데이터가 많지 않아도 된다.
다만 이 서비스는 각 사에서 메인 번호를 이용할 때에만 가입할 수 있다.
이통사 교차 가입은 안 된다.
SK텔레콤의 경우 비슷한 구성으로 이달 내 출시할 예정이다.
현재는 정부로부터 요금제 심사를 받고 있다.
[서울=뉴시스] 애플 아이폰에서 e심 번호를 등록하는 모습. 전화와 셀룰러 데이터에서 메인으로 사용할 번호를 설정할 수 있다.
비대면 가입 쉽지만…상담사 전화 통화 필요
가입 절차는
단말기고유식별번호(IMEI) 등의 정보 입력과 본인확인, 요금 납부를 위한 금융 정보만 제출하면 돼
복잡하지 않았다.
가입 희망번호 뒤 4자리도 신청할 수 있었다.
다만 개통은 상담사와의 전화 연결이 이뤄져야 모든 가입 절차가 완료됐다.
연결은 두어 시간이 지난 후 이뤄졌고
상담사는 최종적으로 가입 완료 문자를 받아야 최종적으로 개통이 된다고 안내했다.
e심은 대리점 방문 없이 비대면 개통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한 번은 상담사와의 통화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개선이 필요해 보였다.
이후부터는 어렵지 않았다.
홈페이지에 있는 개통 QR 코드를 찍어 개인 정보가 담긴 프로파일을 다운 받았다.
이후 전화에 사용할 번호와 셀룰러 데이터에 사용할 번호를 선택하는 과정을 거쳤다.
모든 설정을 마치고 나니 화면 상단에는 메인으로 하는 셀룰러가 위에 나타났다.
[서울=뉴시스] e심 상용화로 한 스마트폰에서 두 개의 번호 사용이 가능해졌다.
기존의 부가서비스 '투넘버 서비스' 보다 유저인터페이스(UI)가 편하다.
투넘버 서비스는 전화 발신 시 특정 번호를 먼저 눌러야 한다면
e심은 그럴 필요가 없다.
전화·문자 수신 시에도 어느 번호로 받았는지 구분된다.
부가서비스 '투넘버'보다 사용성 e심이 더 편해
e심으로 추가 번호 개통 후
가장 먼저 사용한 곳은 택배, 예약 등의 사생활 보호 용도였다.
한 번호를 오래 사용했기 때문에
당장 업무용과 개인용 번호를 분리할 수는 없었다.
우선 미용실을 예약하면서 e심 번호를 사용했다.
메인 번호의 외부 노출을 최소화 한다는 점에서 안심이 됐다.
물론 e심 번호를 사용한다고 해서 광고 전화와 문자를 피할 수는 없다.
대신 해지가 쉬워 불편해지면 또 다른 번호를 이용하면 된다.
이통사가 부가서비스로 제공 중인 투넘버 서비스보다
이용 방식이 간단하다는 점도 장점이다.
투넘버 서비스를 이용하면
마찬가지로 한 폰에서 두 개의 번호를 이용할 수 있지만 사용 방법이 번거롭다.
전화를 걸 때 특정 번호를 입력한 뒤
상대 번호를 입력해야 두 번째 번호로 통화가 가능하다.
전화, 문자 수신이 어떤 번호로 온 것인지 구분이 안된다는 점도 불편 요소다.
반면 e심은 수발신 모두 번호 구분이 쉽다.
우선 전화를 걸 때에는 메인으로 설정한 번호가 우선 나타난다.
추가 번호로의 변경은 간단하다.
화면 상단에 어떤 번호를 사용하는지 표시돼 있어 이를 누르면 쉽게 바꿀 수 있다.
문자에서도 메인 번호로 온 것인지 e심용으로 온 것인지 구분이 된다.
문자를 보낼 때에는 보내는 사람 설정에서 이용할 번호를 선택하면 된다.
받은 문자에 답장을 할 때에는 마지막에 설정해 둔 번호로 송부돼 확인이 필요하다.
[서울=뉴시스] 듀얼 메신저 기능은 현재 안드로이드 OS에서만 제공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서비스) 2022.9.6 *재판매 및 DB 금지
가능 단말 아이폰 더 많은데…듀얼 메신저 안 돼 불편
다만 아이폰 이용자라면
e심으로 추가 번호를 이용하는 데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기자는 아이폰으로 e심을 가입했는데 듀얼 메신저가 지원되지 않아 불편했다.
듀얼 메신저는
한 스마트폰에서 카카오톡 등의 메신저 앱을 두 개의 계정으로 각각 사용하는 기능이다.
이는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에서만 가능하다.
e심을 지원하는 안드로이드 OS 모델은
외산 제품이 아니면 삼성전자의 최신 제품 갤럭시Z폴드4·Z플립4 뿐이다.
애플 아이폰은 2018년 출시된 아이폰XR부터 가능해 종류가 더 많지만
듀얼 메신저를 지원하지 않다는 게 아쉽다.
카카오톡은 국민 메신저라 불릴 만큼 주요 연락 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다.
또 최근에는 많은 매장이
카카오톡으로 공지사항이나 예약 상황, 대기 순서 등을 안내하고 있어
듀얼 메신저 기능을 사용하지 못하는 점은 큰 걸림돌이다.
결과적으로 e심은
한 스마트폰에서 두 개의 번호를 쓸 수 있다는 점,
기존의 투넘버 서비스보다 전화·문자 수발신 시 번호 구분이 쉽다는 게
이심의 장점으로 꼽을 만했다.
반면 아이폰 또는 갤럭시Z폴드4·Z플립4 이용자 등
서비스 가능 단말기 수가 부족하다는 점,
아이폰에서는 듀얼 메신저가 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활성화가 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에서는 삼성전자 스마트폰 점유율이 70% 수준이라
e심 보급은 사실상 이를 지원하는 삼성전자 단말 확대에 달려있는 셈이다.
또 알뜰폰이 e심 가입자를 공략하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홍보와 함께 다양한 5G 요금제 출시가 필요하다.
정부는 e심 상용화에 따른 기대 효과 중 하나로 알뜰폰 가입자 증가를 지목하고 있지만
e심을 이용할 수 있는 알뜰폰을 쉽게 찾기 어렵고
5G 스마트폰에선 5G 요금제만 가입할 수 있다는 점도 아쉬운 대목이다.
심지혜 기자([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