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관점으로 전환하게 하는 자기계발서, 프로세스 이코노미(feat. 애플 아이폰 14 시리즈 공개를 본 소감)
얼마 전 동료는 몇년 전에 먹었던 샌드위치 맛이 그리워 방문했다가 문을 닫은 것을 보고 너무 아쉽다고 했다. 최근들어 비슷비슷한 가게들은 많고 코로나까지 겹치다보니 살아남은 가게들이 많지 않다. 그럼에도 sns마케팅을 잘 한 가게들은 여전히 문전성시를 이루며 성업중인 곳도 있다. 또 어떤 가게는 맛도 가격도 착한 집인데 다녀온 사람들이 그 집을 sns에 알아서 광고를 해주고 그걸 다시 자기 계정에 옮겨 달고 있다. 그러한 맛과 가격이 고집스런 사장님의 노력이라는 것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해당 가게들이 가진 음식의 제작 및 생산과정을 공유함으로써 본 적 없는 고객도 그 가게 대한 신뢰가 쌓이고 근처가면 꼭 가볼만한 가게 리스트에 오르게 되는 것이다. 요즘 카페가 참 많지만 영업의 희비는 그런 점에서 달라지곤 한다.
한 강의를 통해 추천받은 이 책은 이처럼 결과물이 아닌 과정을 파는 전략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누가 알든 모르든 제품을 잘 만들어 출시하는 것이 아니라 그 과정을 공유함으로써 잠재고객을 확보하는 셈인 것이다. 관점을 바꾸면 생각지 못한 수익성이 벌어지는 것이다.
이 책은 왜 프로세스인가 하는 점으로 시작하여 구체적인 실천방법과 주의사항까지 꼼꼼하게 짚어주고 있다. 자신이 사업을 하든 취업을 하든 꾸준히 기록하고 알리는 것이야말로 최고의 전략임을 알려주고 있는 것이다.
"나는 이런 인생을 살았다. 당신도 지금 이런 길을 걷고 있다. 나와 당신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그것을 토대로 연대하여 다 같이 변화를 일으키자." 즉, 자신의 이야기인 프로세스를 공유함으로써 듣는 이의 공감을 얻고, 이를 바탕으로 개인을 향한 열광을 집단 전체를 향한 열광으로 탈바꿈시키는 것이다.
우리는 언제 프로세스에 공감할까, p.73
이러한 스토리로 접근하여 성공하는 다양한 사례를 소개해주고 있다. 특히 하이네켄 광고가 인상적이다. 정치적 사회적 가치관이 다른 사람끼리 함께 의자만들기에 동원되어 이야기나눈 후 실체를 알려준다. 그리고 맥주 or 퇴장을 꺼내놓지만 모두가 맥주=하이네켄을 선택한다. 민감한 이슈로 만났다면 관계를 맺지 않았을 두 사람이 과정을 공유하고 대화나눔으로써 그 갈등의 장벽이 허물어지는 것이다.
이렇게 다른 가치관의 사람도 내 사람으로 만들 수 있는 것이 바로 프로세스 이코노미인 셈이다.
애플은 열정을 가진 사람을 응원한다. 그런 사람과 함께 모험을 계속한다. 애플의 이러한 '정신'에 공감하는 사람은 한번 아이폰을 사용하면 계속해서 아이폰 시리즈를 구매한다. 아이폰 사용자는 상품이나 기술이 아닌 '정신'의 가치에 돈을 지불하기 때문이다.
프로세스 이코노미를 어떻게 실천할까, p.126
이번 아이폰 14시리즈 공개영상을 보며 애플이라는 기업이 가지는 가치에 대해 새삼 생각하게 되었다. 우리집에도 애플 제품이 여러 개 있다. 나는 왜 애플을 사랑할까. 그건 어쩌면 애플의 가치에 공감하고 혁신에 이은 발상의 전환을 이끄는 제품과 서비스 때문이지 않을까?
이번 영상에서도 별다른 이슈가 없어보이지만 나는 디자인을 저해하는 노치 부분을 확대적용한 부분이 정말 놀라웠다. 불필요하다고 생각한 것을 필요한 것으로 바꾸는 힘. 그것은 애플이기 때문에 가능하지 않았을까 싶다. (아직 바꿀 때가 아니라 아쉽지만, 구경이라도 가야겠다.)
애플은 꾸준히 이러한 열정을 매번 제품에 녹여냈다. 이번엔 어디에 힘을 주어 그걸 사용하는 사람의 열정을 서포트할까. 이전에 에어팟으로 두손의 자유를 주었고, 워치를 통해 업무에 몰입하거나 건강에 집중할 수 있게 하였다. 이번 워치 프로는 굳이 티타늄 소재까지 라고 생각했다가, 겨우 수영하는 나도 이러저러한 불편함을 생각했던 것이 반영된 걸 보고 더 열정적인 액티비티를 즐기는 사람들은 좋겠구나 하는 생각에 이르게 되었다. 물론 프로세스 이코노미에서도 기존의 이러한 정신을 어떻게 새 제품에 녹여내느냐가 관건이라고 하였다. 그런데 더 큰 혁신보다도 사용자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끊임없이 발전하는 부분이 결국 소비자와 프로세스를 계속 공유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사람들은 왜 프로세스에 이끌릴까. 이는 그 사람만이 가진 '왜' 때문이다. 흔들리지 않는 그 사람의 '왜'와 '가치관'에 반하고, 자신도 이를 닮고 싶어 한다. 그렇기 때문에 기꺼이 프로세스 이코노미의 참가자가 되어주고, 나아가 세컨드 크리에이터가 되어 응원해주는 것이다.
프로세스의 함정에 빠지지 않으려면, p.185
'왜'라는 가치관을 가지고 가는 것. 최근들어 ESG 경영을 바탕으로 마케팅하는 기업들이 주목받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지 않을까 싶다. 소비자가 사는 세계을 지속가능하게 하는 데 우리 기업도 함께 하겠다, 그래서 지금 이런 제품 혹은 서비스를 내놓는 것이다 하는 전략인 셈이다. 그러한 삶을 지향하는 이들은 그러한 제품을 찾고, 자발적으로 해당 제품 혹은 서비스를 알리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그게 내가 살고 우리가 사는 것이라 믿고 , 그 기업이 그 가치에 부응한다고 믿기 때문인 것이다.
아직 하고 싶은 일을 찾지 못했더라도 괜찮다. 다른 사람의 'Must'를 도우며 일을 해나가는 동안 자연스럽게 'Can'의 일이 나타날 것이다. 그리고 'Can'이 쌓이다 보면 언젠가 자신만의 'Will'과 마주하게 될 것이다. 다른 사람에게 인정받고 싶은 초조한 마음에 자신에게 맞지 않은 다른 사람의 'Will'을 가져다 쓰지는 말자.
프로세스의 함정에 빠지지 않으려면, p.198
결과 중심의 전략이 아니라 과정 중심의 전략을 말하는 데에 있어서 결과(목표)없는 과정을 좇는 것에 대한 한계에 대해 말해주고 있다. 무엇을 위한 과정인지 모른 체 객관적으로 보지 못하면, 현실과 괴리를 경험하게 될 것이라는 지적은 명쾌했다. 한편으론 뚜렷한 목표가 없다고 좌절할 것이 아니라 해야 하는 일을 통해 할 수 있는 일을 쌓아가고 하고 싶은 일을 마주하라는 말은, 학생들에게도 여러 차례 이야기하는 방향이라, 이게 여기서 왜 나와 싶을 만큼 놀라긴 했다. 하지만 같은 맥락인 것이다. 취업도 자신을 세일즈 하여 이루는 목표라면, 추상적이고 이상적인 목표보다는 현실적인 선택을 통해 다져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100퍼센트 확실한 미래를 예측하는 지도는 어디에도 없다. 예상할 수 없다는 사실만이 미래에 대해 가질 수 있는 유일한 확신이다. 아무런 규칙이 없는 상태에서 위험을 무릎쓰고 도전하는 떠돌이 개미를 응원한다.
프로세스는 어떻게 새로운 시대의 무기가 되는가, p.223
마지막 장에서 말하는 바는 내가 관심을 두는 진로의 영역에서도 마찬가지이지 않을까 싶다. 불확실한 미래에 대해 확실한 준비방법이란 없을지도 모르겠다. 다만 수많은 경험 속에서 얻어지는 과정 자체가 쌓으면서 구체적인 목표를 만들어나가는지도 모르겠다. 책속에서 "내가 잘하는 일(강점)을 찾아서, 과정 자체를 즐기다 보면(프로세스=목적), 이타적 가치(뜻, 이념)와 연결되고 몰입의 깊이가 심화된다. 이 교집합에 속하는 영역의 일들을 찾아보자"p.211 고 한다. 이러한 몰입을 얼만큼 했는가가 그 사람의 가치를 보여줄 수 있다.
마케팅적인 접근뿐만 아니라 새로운 관점으로 전환하게 하는 자기계발서로서도 충분히 가치 있는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