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 아이 호텔 생일파티 (아이폰 + 아이패드 + 애플워치 못 사줄 거면 하지 마세요)

아이폰 100만 원 + 아이패드 150만 원 + 애플워치 50만 원 = 합계 300만 원, 3~4년마다 한 번씩 교체해야 하는데 자녀가 2명. 이렇게 계속해 주실 거 아니면 5성급 호텔에서 초등학생 아이 호텔 생일파티 같은 거 함부로 해주지 마세요. 아이 공부하라고 석박사 비용까지 저축도 못 해뒀으면서 호텔 생일 파티를 하면 어떻게 합니까.

중학교 때 아이폰 + 아이패드 + 애플워치 300만 원짜리 세트로 사달라고, 친구들 다 있는데 나만 왜 아줌마 폰 아저씨 폰을 써야 하냐고 난리를 치며 계속 아이가 조르면 그땐 아이가 철이 없어서 저렇다고만 하실 건가요?

■ 아이가 돈 냄새를 맡도록 부추기는 엄마 아빠의 행동

아이가 엄마 아빠에게서 돈 냄새를 맡으면 그 아이는 절대로 공부하면서 자기개발하고 살지 못합니다. 수학과 교수가 다음과 같이 인터뷰를 했습니다. '공부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순간이 과연 내가 하는 일이 금전적인 가치창출을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 때였다. 주변 친구들이 어디 취직해서 돈을 번다라는 이야기가 들려오니까 나 자신이 하고 있던 연구마저 흔들리는 느낌을 받더라. 공부하는 기간 내내 그러한 생각들이 나를 가장 힘들게 했다.'

아이가 돈 냄새를 맡으면 급해집니다. 오랜 시간 공부하고 연구해야만 사회 지도층이 될 수 있는데 그 기간을 도서관에서 견디지 못합니다. 특히 어린 초등학생 기간에 돈 냄새를 맡으면 그 아이의 두뇌는 돈돈돈하는 두뇌로 바뀝니다. 주식투자를 어릴 때부터 교육해야 한다는 몇몇의 의견이 있지만 저는 이것에 굉장히 반대하는 입장입니다. 주식 교육은 경제 수학도 이해하지 못하는 초등 기간에 이뤄질 수 있는 단계의 교육이 아닙니다.

초등 기간의 아이들은 사칙연산만 할 수 있기 때문에 이에 돈을 가지고 덧셈 뺄셈을 하는 용돈기입장 교육이 적절한 것이지, 미적분이 적용되고, AI 기술이 적용되는 흐름의 판을 읽지 못하기 때문에 그 이상의 경제 교육은 자칫 아이들에게 도박과 비슷하게 주입될 가능성이 너무나도 높습니다. 말로는 주식 교육이라고 하지만 아이의 두뇌는 강원도 카지노에 있는 것과 별반 다를 것 없이 돌아가고 있는 것입니다.

살면서 공부가 정말로 힘들고, 매일 회사에 나가는 게 힘들고, 매일 자신의 위치에서 묵묵히 일하면서 자신의 능력을 개발하는 것이 어쩌면 앞이 보이지 않는 무모한 도전이라고 생각될 때가 참 많습니다. 이런 순간을 극복할 수 있는가, 그렇지 않고 흔들려버리는가에 따라서 아이의 인생이 운명처럼 바뀌기도 합니다.

잘 다니던 학교를 돈 때문에 자퇴를 하며, 공부를 하다가도 친구들이 아이폰 사서 인스타로 서로 댓글 달고 노는 모습을 보고 부럽거나 그 속에 끼지 못하면 자신의 존재를 확인할 수 없다고 느껴서 바닥을 친 자존감 때문에 공부에 집중을 못 하고 결국 노는 친구들과 어울리는 되돌릴 수 없는 학창 시절의 선택을 하기도 하지요.

아이를 키울 때는 20년을 내다보고 엄마 아빠가 던지는 작은 돌멩이 하나가 아이의 인생에 어떠한 파장을 일으킬지 항시 생각하면서 사셔야 합니다. 학교의 담임선생님이 왜 아이들 앞에서 주식을 안 할까요? 담임선생님이 만일 아이들 앞에서 주식을 하고 있고, 아이들 앞에서 티비를 켜놓고 보고, 아이들 앞에서 명품 자랑을 하고, 아이들 앞에서 요란하게 옷을 입고 인스타에 올려서 자랑을 한다면 어떨까요?

아이들과 매일같이 좋을 수만은 없죠. 통제가 필요한 날도 있는 것인데, 그때 선생님이 말씀하시는 것을 아이들이 들어줄까요? 아니면 '선생님도 티비 봤잖아요, 선생님도 주식했잖아요, 선생님도 인스타 사진 찍느라 정신없었잖아요'라고 반문할까요?

아이들이 돈 냄새를 맡도록 교육하시면 안 됩니다. 어린아이들의 두뇌는 아직 발달 중이기 때문에 아무리 엄마 아빠가 좋은 의도를 가지고 주식 교육을 하든, 경제 교육을 하신다고 해도 도파민이 솟구치는 중독과도 같은 방향으로만 주식을 받아들일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경제교육 중요하잖아요?라고 말씀하신다면, 돈을 좇는 사람으로 아이를 키우지 마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자신의 능력이 충분히 뛰어나도록 자신의 스킬을 연마한다면 그에 적합한 돈은 자연스럽게 따라오게 돼 있습니다.

아이가 돈을 좇는 사람이 되면, 아이 주변에도 돈을 좇는 사람만 붙는다는 사실을 잊지 마시길 바랍니다. 배우자도 돈돈돈하는 사람, 형제들도 돈돈돈하는 사람, 친구도 돈돈돈하는 사람, 아이가 보는 유튜브도 전부 돈돈돈하는 유튜브, 심지어는 아이가 읽는 책도 전부 돈돈돈 어떻게 하면 돈을 더 빨리 벌 수 있는가, 어떻게 하면 내가 놀고 있을 때 남들이 내 돈을 굴려서 일하게 만드는가를 번지르르하게 설명해둔 책들을 읽습니다. 돈돈돈하는 사람의 주변에는 돈돈돈하는 사람만 붙습니다.

그런데 이상하지요? 사회지도층 한 번 보세요. 그 사람들 프로필 한 번 검색해 보세요. 대통령부터 장관, 고위 공무원들, 대기업 임원들 전부 어떤 학교 출신인지 한번 보세요. 다들 좋은 대학 나와서, 사법고시 합격하거나, 공채 합격하고, 석박사 7년 더 공부해서 교수직에 오르고, 유학 다녀와서 창업하고 CEO 돼서 그 자리에 있죠. 사회 지도층이 가장 안정적으로 아이 교육도 잘 시키고, 배우자도 잘 만나며, 잘 살죠.

돈 냄새 맡는 아이로 키우지 마시고, 자신의 가치를 올려서 돈이 알아서 따라오도록 만드는 아이로 키우세요. 다음은 아이가 돈 냄새 맡도록 하는 엄마 아빠의 언행들입니다.

① '건물로 얼마 벌었네, 주식으로 얼마 땄네, 아파트 가격이 올라서 이거 팔면 많이 남네.'

② '할머니 재산 중 고모가 얼마 가져갔네, 이모가 얼마 가져갔네, 삼촌이 왜 자기는 더 좋은 거 안 주냐고 다른 거 달라고 화내더라.'

③ '공부해도 다 필요 없더라, 주식해서 버는 사람들이 더 똑똑하지.'

④ (석박사 중인 아이에게) '옆집에 누구는 취직해서 월에 200만 원 받아서 첫 월급 부모님 가져다줬다는데, 넌 참 걱정이다.'

⑤ '빨리 졸업해서 빨리 취직하고 돈 벌어야지, 집도 빨리 사고.'

■ 아이 데리고 함부로 하면 안 되는 것들 5가지

① 초등학생 호텔 생일파티 : 매해 호텔 생일파티 가능하고, 친구들 명품 운동화나 명품 가방, 아이폰 아이패드 애플워치 세트로 살 때 다 따라서 사줄 수 있으면 호텔에서 생일파티해 주셔도 됩니다.

② 제주도 한달살기, 싱가포르 한달살기 : 고등학교 다니다가 학교가 너무 답답해서 미칠 거 같다고 어디든 한달살기 하고 오겠다고 말할 때 허락해 주실 수 있으면 아이 어릴 때부터 데리고 같이 싱가폴이든 뉴욕이든 한달살기 다니셔도 됩니다.

③ 해마다 정기적인 호텔 숙박 & 여행 : 월급 300만 원 받는 20대에 아이 친구들끼리 한 달에 한 번씩 일본 여행 간다, 기념일마다 호텔 스위트룸 잡고 파자마 파티한다며 사진 찍고 놀러 다녀도 잔소리하지 않으실 수 있으시면 아이 어릴 때부터 데리고 다니면서 호텔 숙박하셔도 좋습니다.

④ 주말마다 가는 캠핑 : 집에만 있으려니 답답해서 미치겠다고 중학교 때부터 친구 집이든 공터든 아이들이랑 몰려다니면서 집에 안 들어오려고 하고, 틈만 나면 나가서 안 들어와도 괜찮을 정도라면 아이 데리고 캠핑 다니셔도 괜찮습니다.

⑤ 사진 찍어서 인스타 올리기 : 중학교 고등학교 때 치마 바짝 줄여 입고 거울 앞에서 친구들끼리 다리 각도 조절하면서 사진 찍고, 샤넬 운동화 신고 찍으면 더 멋있을 거 같아서 사달라고 난리, 게다가 아이폰 사과 마크까지 거울에 보여야 아이돌 느낌 난다고 2시간 내내 사진 찍어서 제일 잘 나온 사진 보정해서 올렸더니, 디엠으로 다른 학교 친구 아이들에게 연락받고 하루 종일 휴대폰을 손에서 못 내려놔도 괜찮다, 그럼 아이 데리고 사진 찍어서 카톡이든, 인스타든, 블로그든 사진 찍어 올리셔도 괜찮습니다.

■ 아이들이 아이패드 & 호텔 생일 파티 & 해외여행 & 구찌 명품 운동화를 사달라고 조르는 이유

'친구들보다 내가 더 우월하다, 나도 친구들에게 꿀리지 않는다, 나도 뭐 잘난 게 있긴 있다, 우리 집도 친구 집만큼 괜찮은 집안이고 거기에서 태어난 나도 괜찮은 사람이다'라는 것을 강조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의 표현법에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1) 내가 얼마나 괜찮은 사람인가를 나 자체로 보여주는 정체성으로 표현. (수학을 잘하거나, 영어를 잘하거나, 과학을 잘하거나, 피아노를 잘 쳐서 예고 준비를 하거나, 무용을 잘하거나, 100만 유튜버이거나,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가 몇십만 되거나...)

하지만 정체성이 부족하고 나 자신이 가진 지적 능력, 신체적 우월성 등이 부족하면...

2) 그래도 우리 집이 경제적으로 잘나가고 돈이 좀 있음. (우리 집은 아이폰도 사줌, 아이패드도 공부하라고 확 사줬음, 내가 공부는 좀 못해도 주식은 너네 보다 많음. 우리 엄마가 나 호텔 데리고 가서 조식 먹였음, 우리 아빠는 쿨해서 샤넬 운동화도 사줬고, 우리 엄마는 센스가 남달라서 블랙핑크 제니가 입은 샤넬 크롭티도 사주셨음, 우리 부모님은 BTS 콘서트 티켓, 블랙핑크 콘서트 티켓도 제일 좋은 프리미엄 석으로 26만 원짜리 결제해 주셨음, 나는 엄마가 카드도 줌, 이번에 구찌에서 패딩 사주심... 등)

일반적으로 아이들은 위 둘 중에 하나를 통해서 '친구들 사이에서의 자신의 위치'를 확인합니다. 아이는 어른보다 지는 것을 싫어합니다. 그래서 게임에도 더 미치는 것이고, 친구들과 감정적 견제도 더 빈번한 것이며, 교우관계에서 자신의 위치가 어디인지 계속 확인하고 싶어 합니다.

어른들은 자신이 좀 손해라고 해도 일을 더 키우지 않기 위해서 그냥 입을 꾹 다물 줄도 알고, 게임에서 져도 그것이 자신이 못나서가 아님을 구분할 수 있으며, 교우관계에서 노력하다가 힘들면 그냥 '나 혼자도 괜찮아'하면서 자신만의 삶을 꾸리는 방법 또한 알고 있습니다만, 아이들은 그렇지 않습니다. 친구들 사이에서 자신의 위치가 부족하다고 싶으면 '이렇게 살아서 뭐 하나'라고까지 생각하는 것이 어린아이들의 특징입니다.

이때 집이 부유하지 못하다면, 또 자신의 휴대폰이 아줌마 아저씨 폰인 아이폰이 아니어도 괜찮으려면, 학교에서 공부를 되게 잘해서 '쟨 원래 공부만 하는 애'라는 인정을 받던가, 그게 아니라면 타고난 신체적 조건이 월등하게 우위에 있어서 친구들이 함부로 얕잡아보거나 건드리지 않는 아이, 전자도 후자도 아니라면 힘이 좀 약한 아이들끼리는 친구들끼리 모여서 그 힘을 합쳐야 '정글 같은 남중, 여중'에서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인정하기는 싫지만 학교에서 강자와 약자가 어쨌든 존재하고, 여기에서 자신을 보호하지 못하면 학교생활은 곧 지옥 생활이 되기도 합니다. 어른이 되었다고 해서, '아니라고, 아닐 거라고, 학교는 아름다운 곳이라고' 애써 포장하면서 만만하게만 보시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요즘은 아이들 표현이 더 거칠기도 하고, 중고등학교 땐 친구들 사이에서 자신의 위치가 가족들 사이에서 자신의 위치보다 더 중요하게 여겨지는 아이 자신의 생존 문제이기도 합니다.

앞서 말씀드린 대로 자신의 공부 능력 혹은 타고난 신체적 능력에서 비롯된 예체능 능력이나 힘이 부족한 경우, 그렇게 부족한 아이들 여럿이 모여야 살아남습니다. 그런데 사람은 모이려면 아젠다가 필요한 법이죠. '아젠다 (어젠다)'란 서로 모여서 논의할 의제입니다.

아이들이 여럿 모여서 만드는 '어젠다'가 공부이길 바라는 부모님들이 많으시겠지만, 불가능합니다. 이 아이들은 애초에 공부, 예체능 능력, 신체적 조건들이 부족해서 자신을 스스로 지킬 수 없기 때문에 모인 아이들이니까요. 그럼 이 아이들에게 어떤 어젠다가 남아있을까요?

아이돌 사진 모으기, 26만 원짜리 콘서트 티켓, 아이폰, 아이패드, 애플워치, 자신의 정체성을 더 들어낼 수 있도록 만드는 돈 잡아먹는 각종 아이폰, 아이패드, 애플워치 액세서리, 호텔 스위트룸 파자마 파티에서 사진 찍고 인스타, 친구끼리 딸기 뷔페 가서 사진 찍고 인스타, 백화점에서 줄 서서 대기하면서까지 먹어야 하는 디저트 스토어, 인스타 거울 앞 사진용 교복 줄이기, 줄인 교복에 가장 예뻐 보이는 구찌 운동화, 블랙핑크 제니가 입은 샤넬 크롭티, 틱톡 춤추는 거 하루에 2시간씩 촬영, 친구끼리 부산 제주도 일본 여행입니다.

이 아이들의 어젠다가 수학 미적분, 영어원서 읽기, 교과서 단권화이길 바라는 것은 학교를 놀이동산이라고 착각하면서 초등 6년 내내 놀이동산에 보내는 것보다 더 준비를 안 해서 당일 복습조차 안 하도록 엉망진창 습관을 만들어놓고 '난 그래도 좋은 엄마'라며 스스로를 위로하고 있었던 엄마만의 매우 큰 착각일 뿐입니다. 친구끼리 모여서 공부를 하는 경우는 일반중, 일반고라면 반 1~3등이 유일하며, 과학고 보내면 엄마께서 원하는 것처럼 수학, 영어, 과학이 아이들의 어젠다가 되는 것입니다.

아이 친구들의 어젠다가 아이패드인데, 그 아이패드를 안 사주고, 친구랑 카톡을 못 하게 아이폰을 뺏어버리면, 아이는 그 친구들 속에서 살아남지 못하고 이탈됩니다. 이탈이라는 말은 곧 따돌림을 의미할 수 있으며, 더 못된 아이들이 '이탈자'를 발견하면 그땐 따돌림에서 끝나지 않고 괴롭힘으로 발전하기도 합니다. 따갑지만 그것이 현실이고, 아무리 그런 아이들이 잘못한 거라며 웹상에서 어른들끼리 나무라봤자, 못된 아이들은 뼛속까지 못돼서 괴롭힐 거 다 괴롭히고 다닙니다.

현실을 놀이동산에서 놀듯 착각하면서 답답한 소리를 하기 시작하면 아이들은 이내 입을 닫습니다. 엄마와 아빠는 자신들의 세계를 이해해 주지 못할 것이라 생각하고, 어차피 말해봤자 '너만 정신 차리면 된다'라고 정신승리만을 외칠 것이 뻔하기 때문에, 또 어차피 말을 해도 말이 통하지 못할 것이란 걸 아이 자신이 너무 잘 알기 때문에 '그냥 입을 닫아버리는 것이 더 낫다, 여기에서 내가 입을 열면 나만 바보 된다'라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어서 방문을 닫고 그냥 들어가 버리는 것입니다.

중2가 되었는데 아이가 신체적으로도 왜소하고, 그렇다고 공부를 되게 잘하는 것도 아니고, 예체능 쪽으로 이미 진로를 정해서 학교에서 아이들이 알 정도가 아니라면, 그래서 남은 비슷한 친구들끼리 어울리면서 어젠다를 '아이폰'으로 정한 것이라면 아이폰 그냥 사주세요. 이거 어떻게 못합니다.

휴대폰이 120만 원이란 게 너무 비싸서 아이폰은 안된다고요? 엄마는 아이폰 값을 지불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것도 저것도 제대로 못하도록 계획도 없이 교육했던 지난날에 대한 책임에 대한 비용을 지불하는 것입니다. 그냥 사주세요. 이미 엎질러진 물이고, 아이들 사이에서 그것이 아이폰이라면 아이폰인 것입니다. 이렇게 안 되도록 막으려면, 막았어도 아이가 4세일 때부터 교육을 똑바로 시작하셨어만 했습니다.

그간 약 15년이란 시간이 엄마에게도 아이에게도 있었습니다만, 엄마께서는 학교를 놀이동산이라고만 생각해서 '아이만 착하면 되겠지...'라고 오판하시어 아이를 뭉쳐야 사는 일종의 '약자'로 만들었고, 어젠다가 공부가 아닌 아이폰인 아이들 틈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아이로 키운 것이기 때문에 엄마에게도 일종의 책임이라는 게 있습니다.

아이 키우는 걸 이렇게까지 고민해야 하냐... 이렇게까지 교육해야 하냐...라고 말씀하신다면, 아직 안 겪어보셨으니까 이런 말씀을 쉽게 하시는 것입니다. 간접적으로나마 아이가 엇나가게 자라면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 왜 태어날 땐 다 같이 순수한 신생아였는데, 어떤 사람은 신문 1면에 우리나라 과학을 구했다고 나오고, 어떤 사람은 국민들의 손가락질을 받는 사람이 되는지, 왜 고등학생들이 부모 눈에서 피눈물 흘리도록 엇나가는 행동을 하는 것을 보여주는 티비 프로그램까지 만들고 방송을 하는지 생각해 보신다면 지금처럼 함부로 교육에 대해서 경시만 하실 수는 없을 것입니다.

지금 제가 쓰는 이 글이 되게 솔직하다고 느끼셔서 따갑거나 불편하다고 느끼신다면, 오해하시는 것입니다. 엇나가는 아이들의 실상은 이 글보다 더 따가워서 저는 아직 그 현실을 그대로 다 적지는 못하겠습니다. 현실 있는 그대로 다 적은 거 아닙니다. 10프로도 다 못 적었습니다. 저도 지금 제가 이렇게 빙빙 에둘러 글을 쓰고 있는 것이 답답합니다. 공부 안 하고 방황하는 아이들을 가르치는 선생님들이 울면서 이야기하는 인터뷰 한번 찾아보세요. 그럼 빙산의 일각이나마 그 세상에 대해서 미리 간접 경험을 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 엄마가 문제다...

애초에 여유가 넘쳐서 해주는 것이라면 몰라도 그렇지 않은 상황에서 가격 하나하나 따져가면서 블로그 검색까지 하며 고려해 봐야 할 정도라면 그것이 무엇이든 쾌락을 좇는 행위는 안 하는 것이 합리적인 판단입니다. 돈이 넘친다... '아이폰? 내가 한 달에 1억씩 버는데 아이폰이 대수냐' 그럼 사주셔도 좋습니다.

'국제학교 1년 학비 6000만 원도 내주는데 아이패드가 대수냐' 그럼 사양 제일 좋은 아이패드로 사주셔도 너무 좋습니다. 제일 좋은 거, 제일 비싼 거 사주세요. 방학 때 수천 들여서 뉴욕에도 데리고 다녀오시면서 거기서 잠시 공부도 시키시고, 등하교 시간에 포르쉐가 줄지어 서 있으니, 최대한 좋은 외제차 태워서 학교에서 기죽지 않게 하세요.

태어나면서부터 원서도 읽혔고 수학 공부도 부지런히 시켜서 과학고에 합격한 중2, 중3 아들 데리고 싱가포르 한달살기? 괜찮습니다. 이 정도에서 싱가포르 한 달 살기면 상당히 검소한 거네요. 과학고 합격할 정도면 뉴욕이나 런던으로 한달살기도 괜찮습니다.

그런데 해둔 건 아무것도 없는데 한국어 맞춤법도 약한 초등 고학년을 데리고 한달살기를 간다? 싱가포르 한달살기는 꿈도 못 꿀 팍팍한 경제 여건이니, 그나마 괜찮은 제주도나 강원도로 한달살기? 이건 안됩니다. 합리적인 선택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무엇과 같은 것이냐면 노후준비가 안 된 60대 성인이 통장에는 겨우 몇천만 원밖에 없으면서 '난 이제 할 만큼 했다'라고 말하며 '난 모르겠다~ 친구 따라서 그룹 여행이나 다닐란다~ 나중에 늙으면 애들이 알아서 책임져주든가, 대통령 잘 뽑아두면 국가가 알아서 책임져주겠지...'라고 말하며 일하기 싫다고 여행 다니는 것과 같은 이야기입니다.

왜 엄마가 문제라고 말씀드리는 것이냐면, 아이 문제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왜 그럼 아빠 문제가 아니라고 하냐면, 아빠가 제발 좀 가라고 등 떠민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아이 호텔 생일 파티도, 아이 데리고 제주도 한달살기를 다녀오는 것도 그 아이디어의 시작은 엄마였기 때문입니다. 공부가 형편없는 아이 데리고 아이 나이 삼십 대 중후반 될 때까지 뒷바라지해 줄 수 있으시면 이런 선택을 하시든 말든 엄마 개인의 선택이고 그에 따른 책임이니 괜찮습니다만, 나중에 이 모든 것이 '철이 아직 안 든 생각 없는 아이 때문'이라고는 말씀하시지 마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