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랜덤 메모 발송 2

나도 잘 다듬어진 사랑을 하고 싶은데 내 사랑은 맨날 삐뚤빼뚤 모났고, 못나기도 했고...

같은 맥락으로 내 사랑은 좀 무례하구나 싶을 때가 있어요. 좋은 버릇이 아니라는 걸 알아도 '원래' 그렇다는 말로 합리화하다 보면 고치는 게 쉽지 않아서..

나는 사실 사랑하는 사람을 찾는 게 아니라 나를 버텨줄 사람을 찾는 게 아닐까? 나를 견딜 수 있는 건 오직 나뿐인 걸 알면서도 말이죠. 구원은 셀프!를 외치는 나라고 해도 누군가를 기다릴 수 있는 거잖아요. 그건 판타지에 가까우니까.

걔의 다정을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는 게 나만 가진 특권이라고 생각하면 제법 의기양양해지는데요. 그런 확신을 주기까지 그 애가 노력했을 걸 생각하면 마음 한구석이 시큰해지는 것도 있어요. 걔의 사랑은 다정한데 내가 가진 건 애틋함에 가까운 듯해요. 확신 없는 관계는 긴장의 연속이라 재미는 있겠지만 서로를 많이 깎아가면서 유지하고 있겠죠? 깎여나간 조각들이 바닥에 떨어지는 게 눈이 보일 때, 우리는 웃어야 할까요 울어야 할까요

가끔은 그냥 빤히 쳐다보고 싶을 때가 있어요. 무슨 생각을 하는지, 그 잘난 머리통 속이 도대체 어떻게 굴러가는지 알 길이 없어서요. 포장되지 않은 진심을 볼 수 있는 안경 같은 게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인간의 미덕은 포장이고, 일정 수준의 가식은 노력이라고 생각하는 나도 누군가의 완전한 진심을 바랄 수 있다는 게 신기하기도 해요. 그 애의 새벽이 너무 길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많은 걸 알지 못해서 바랄 수 있는 건 이 정도가 전부네요.

아이폰 랜덤 메모 발송..ㅎㅎ

박금서 특) 조사 개많이씀(..ㅠㅠ)

3개가 이어지는 글은 아닙니다

그치만 같은 글로 볼 수도 있고, 픽션이기도, 실화 바탕으로 가공된 글이기도, 대상이 있을 수도, 없을 수도...

민망하네요 암튼 좋은 밤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