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강 성능 애플 아이폰14… 잘 팔릴수록 삼성·LG 웃는다
역대 최강 성능 애플 아이폰14… 잘 팔릴수록 삼성·LG 웃는다
불황 모르는 아이폰…초도 물량 9500만대
부품 공급 수량·수익 모두 높아진 韓 기업
“美·中 사전 주문량 역대 최고…적수 없어
옮긴이:김대송
애플 아이폰14 프로・프로 맥스. /애플 제공
입력 2022.09.09 06:00
애플이 지난 7일(현지시각) 신형 스마트폰 아이폰14 시리즈를 공개했다. 애플이 신형을 가리켜 역대 최고 성능이라고 자부하는 가운데, 핵심부품인 디스플레이·카메라 등에 삼성과 LG 등 한국 기업 부품이 대거 채택돼 주목도가 올라가고 있다.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 아이폰의 지위가 공고한 만큼 제품 흥행에 따라 국내 기업의 수혜가 예상된다.
9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4월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 아이폰13(5.5%)이 가장 많이 팔렸다. 이어 아이폰13 프로 맥스(3.4%)와 아이폰13 프로(1.8%)가 나란히 2, 3위를 기록했다. 출시한 지 2년이 지난 아이폰12(1.6%)는 4위로 나타났다. 4월 상위 10개 모델 중 애플 아이폰은 1~4위는 물론 7위 아이폰SE(1.4%)를 포함, 절반을 차지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22 울트라 5G(1.5%)와 갤럭시A13(1.4%), 갤럭시A03 코어(1.4%), 갤럭시 A53 5G(1.3%) 등 총 4개 모델이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고, 샤오미 레드미 노트 11 LTE(1.3%)도 상위권에 포함됐다.
애플 아이폰14 프로・프로 맥스. /애플 제공
프리미엄 시장에서 애플 아이폰의 아성은 더욱 공고하다. 같은 회사 조사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애플의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57%로 나타나 19%인 삼성전자를 멀찌감치 따돌렸다. 이어 비보, 오포, 샤오미가 각각 4%로 뒤를 이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측은 “기존 롱텀에볼루션(LTE·4세대 이동통신) 아이폰 이용자들이 5세대 이동통신(5G)을 지원하는 신형 아이폰으로 교체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라며 “올해 2분기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서 아이폰으로 갈아탄 소비자가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고 했다.
애플은 아이폰14를 내놓으면서 부품 업체에 초도 물량으로 9500만대 수준의 부품을 발주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는 7500만대였던 아이폰12와 9000만대였던 아이폰13을 훌쩍 뛰어넘는 것이다. 애플은 올해 아이폰14의 전체 판매량을 2억4000만대로 보고 있다. 전반적인 스마트폰 수요 부진이 예상되고 있지만, 아이폰 판매에는 별 영향을 주지 못하고 있다.
아이폰의 인기로 주요 부품을 납품하는 국내 기업도 3분기 이후 호실적이 기대된다. 특히 애플이 이번 아이폰에서 성능을 비약적으로 높이면서 수익성이 함께 상승하는 부가적인 효과도 나타난다.
아이폰 후면카메라의 70% 이상을 담당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LG이노텍의 경우 아이폰14부터 전면 카메라까지 공급한다. LG이노텍 카메라모듈은 소니의 것을 쓰는데, 화소수가 높아지면서 단가도 30% 이상 높아졌다. 혹여 아이폰14 판매가 부진하더라도 수익은 최대한 확보할 수 있다는 의미다.
애플 아이폰14 프로・프로 맥스. /애플 제공
아이폰13의 플래그십에만 적용되던 비행시간거리(ToF) 3차원센싱 모듈의 경우에도 아이폰14 전 모델로 확대됐다. ToF 센서는 레이저가 사물에 부딪히고 돌아오는 시간을 측정해 3D 영상을 구현하는 기술로, 증강현실(AR) 기술에 필수적이다. 애플은 이 센서 검사에 한국 기업인 하이비젼시스템의 장비를 사용하고 있다. 적용 모델이 많아진 만큼 장비도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디스플레이 역시 한국 기업의 독무대다. 삼성디스플레이는 120㎐ 주사율(1초에 디스플레이에 표시되는 화면의 숫자)을 지원하는 저온다결정산화물(LTPO)-박막트랜지스터(TFT)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을 독점 공급한다. 이 디스플레이는 아이폰14 프로와 아이폰14 프로 맥스에 들어간다. 공급 수량은 7000만대로 추산된다. 아이폰14 전체 판매에서 고급형 제품의 비중이 절반 이상일 것으로 예측되면서 공급 수량도 크게 증가했다.
일반 모델에 사용하는 저온다결정실리콘(LTPS)-TFT는 LG디스플레이와 BOE가 맡게 된다. BOE는 처음으로 애플 아이폰 신형 공급망에 진입했으나, 그 비중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LG디스플레이가 상당한 양을 납품한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만드는 OLED 패널 소자 역시 한국기업이 맡고 있다. 덕산네오룩스와 삼성SDI, 솔루스첨단소재가 주인공이다. 디스플레이 기판은 비에이치와 영풍전자가 공급하는데, 역시 모두 한국 기업이다. 아이폰14의 성능이 높아지면서 전류를 관리하는 적층세라믹콘덴서(MLCC)의 중요성도 높아진다. 삼성전기가 일본 무라타와 함께 애플에 MLCC를 납품한다.
애플 아이폰14 프로・프로 맥스. /애플 제공
애플이 자체 개발한 모바일 칩 A16 바이오닉과 A15 바이오닉은 모두 대만 TSMC가 생산한다. 그러나 5G 스마트폰에 핵심 반도체인 5G 모뎀칩은 삼성 파운드리가 생산한 퀄컴 제품을 쓴다. 일반 모델은 5㎚(나노미터·10억분의 1m) 공정, 고급형 모델은 4㎚ 공정으로 만든다. 삼성 파운드리는 이들 칩 생산과 관련해 1조원 이상의 계약을 퀄컴과 체결한 것으로 여겨진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아이폰14와 경쟁할 적수가 없어 독주가 예상된다”라며 “중국 유통 업체들의 아이폰14 사전 주문량이 역대 최고 수준이고, 미국 소비자의 아이폰14 교체 수요도 전작(아이폰13) 대비 높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