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16 '슈퍼사이클' 물건너 가나…"신기능 부족에 AI 제한적"
애플의 인공지능(AI) 시스템이 최초로 탑재되는 최신 스마트폰 아이폰 시리즈가 투자자들의 높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월가의 평가가 나왔다.
아이폰16 프로·프로맥스 /사진 제공=애플
7일(현지시간) 미국 투자은행 제프리스의 에디슨 리 애널리스트는 "아이폰16 및 17에 대한 높은 기대는 시기상조"라며 "신기능 부족과 AI 적용 범위가 제한적이어서 5~10%의 단위 성장이라는 시장의 높은 기대치를 충족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리는 "애플이 독점 데이터를 활용해 저렴한 비용으로 개인화된 AI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유일한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통합 플레이어"라고 평가하며 애플의 AI 기능의 장기적인 잠재력이 높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그는 단기적으로는 AI가 성장 동력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AI 서버와 달리 스마트폰에는 고속 메모리와 첨단 패키징 기술 등이 탑재되지 않아 AI 기능을 구현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제프리스는 애플의 2024회계연도 4분기 매출 전망치가 월가 컨센서스보다 낮을 것으로 예상하며 애플의 주가수익비율(PER)이 사상 최고치에 가까운 33배로 너무 높다고 지적했다.
리는 "스마트폰 하드웨어가 AI를 본격적으로 처리할 수 있기 위해 재작업이 필요한데 이는 2026이나 2027년쯤 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제프리스는 애플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보유'로 하향조정했다. 다만 목표주가는 205달러에서 212.92달러로 올려잡았다.
애플은 6월 세계개발자대회(WWDC)에서 AI 시스템인 '애플 인텔리전스'를 공개했다. 이후 AI 기능이 아이폰 업그레이드를 유도해 매출 성장 가속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에 힘입어 애플 주가는 4월 저점 대비 약 34% 상승한 바 있다.
지난달 애플이 공개한 아이폰16 시리즈는 AI 기능 구현을 위해 하드웨어 성능을 대폭 강화했다. 그러나 AI 기능이 아이폰16 출시와 동시에 이뤄지지 않았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순차 배포할 것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실망스럽다는 반응이 나왔다.
앞서 바클레이스는 아이폰16 사전 판매가 예상보다 저조해 애플이 4분기 생산량을 300만대 줄였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JP모건은 최근 실시한 소비자 설문조사에서 신규 및 기존 애플 고객들이 아이폰16 구매 이유로 연결성 향상을 꼽았지만 AI 기능을 지목한 경우는 적었다고 밝혔다.
월가에서는 다른 빅테크 기업에 비해 애플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 엔비디아, 아마존에 대한 월가의 '매수' 추천 비중은 90%에 가까운 반면 애플은 65%에 불과하다.
이날 제프리스의 보고서가 나온 후 뉴욕증시에서 애플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2.25% 하락한 221.6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