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에서 아이폰 듀얼심 사용하기 (한국 물리심 독일 eSim)/약정 없이 독일 유심카드 사기

내가 이 화면을 보려고 2주 동안 무슨 고생을 했는지…

내가 원래 쓰던 심카드는 독일의 슈퍼마켓 Lidl에서 나온 Lidl Connect 카드다. 심카드는 친구가 줘서 가격을 모르겠고 요금제는 12GB에 매달 17.99 유로 (현 한화 기준 25,000원)이었음

한국인들이 독일 와서 제일 먼저 사는 게 Aldi Talk 이라고 들었는데, 내가 다예 Aldi Talk 개통해줄 때 보니 Lidl이 Aldi보다 더 까다로웠다. 일단 둘 다 공통 장점은 Anmeldung 이 필요 없다는 점인데 어쨌든 나는 독일 내 거주지도 있고… 다른 심카드와 비교해서 너무 느리고, 잘 터지지도 않고 심지어 그다지 싸지도 않은 Lidl Connect를 유지할 이유가 없었음.

그리고 유담언니가 eSim으로 듀얼심을 사용하는 걸 보고 나도 이렇게 사용해야지 결심했음

듀얼심 사용하는 법 (한국 물리심, 독일 eSim 기준)

일단 원래 쓰던 한국 심카드를 정지를 해야 하는데, 아마 본인이 쓰는 통신사에 연락을 해서 해외 나가서도 문자를 받을 수 있는 정지로 돌려달라고 해야 한다. 유담언니는 전화까지 받던데 나는 그거까진 안되고 문자까지 가능. 그래도 해외에서도 본인인증 할 수 있어서 너무 편하다!

아마 알뜰폰을 사용하면 월에 1900원 내는 걸로 알고 있고 (알뜰폰마다 다를 것이고 나는 알뜰폰이 아니라서 모름)

나는 원래 쓰던 폰의 약정도 남아있고 (이제 끝났을 듯) 쓰던 번호도 킵하고 싶어서 그냥 정지+해외 문자 수신으로 KT 기준 월 5,500원을 내고 있다.

그래서 이렇게 본인인증이 필요할 때 문제없이 진행 가능!

나같은 경우에는 곡 저작권 등록이나 성적증명서 등이 필요할 때 본인인증이 꼭 필요해서 5,500원이 전혀 아깝지 않다.

그리고 이제 문제는 독일 eSim인데

약정을 걸고 살면 굉장히 저렴한 가격에 심카드를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은 알지만 나는 여기에서 언제 나가도 이상하지 않을 이방인이기 때문에 덜컥 약정을 잡기는 좀 어려웠다. 그래서 남자친구에게 물어보니

Monatlich Kündbar 로 알아보라고 했다.

Mtl.Kündbar 가 무엇이냐 하면

프리페이드는 아닌데 기간 약정 없이 계약을 맺는 거다.

그래서 약정보다는 조금 비싸지만 프리페이드보단 훨씬 싸게 이용할 수 있는 것임.

이건 내가 구매한 요금제인데

18GB+문자 통화 무료+언제든 해지 가능한 조건으로 14.99유로

12GB는 항상 1주일 정도 모자랐던 나에게 딱이다.

Freenet 산하 브랜드?(사실 아직 개념이 잘 이해가 안 감) Klarmobil에서 나온 저렴한 deal인데, 후기도 나쁘지 않고 어쨌든 언제든 해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커서 여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난 이 결정을 아주 후회했다 ? (지금은 아님)

계약은 사실 별거 없었다.

원래 쓰던 번호를 이동하기 위해 Lidl connect에 번호 이동을 허가받는(?) 서류를 보내고, (이건 남자친구가 보내준 거고, 아마 통신사마다 서류 양식이 좀 다를 것 같다.) 독일 일처리 느려서 기대 안했는데 바로 하루만에 답장으로 번호를 사용해도 좋고, 추가 비용은 따로 없다는 메일을 받았다.

문제는 Klarmobil 이었다.

심카드를 구매하고 바로 메일로 나는 esim을 사용하고 싶다고 메일을 보냈고, 이를 위한 작업은 다 본인들이 알아서 할테니 8월 31일 심카드 활성화 되는 날 메일로 모든 정보를 다 보내준다고 해서 난 그런줄만 알고 기다렸다.

이게 그때 받은 메일임

그러고 8월 31일이 됐는데

내 심카드는 작동을 안 하는 것임

거기서 시키는 거 다 해도 안돼

며칠을 기다려도 안돼

하다하다 이젠 메일 답장도 안해

똑같은 메일 두번 보내고 다른 메일 또 보내고 답답해 죽을 것 같아서 결국 남자친구한테 SOS 쳐서 전화함

내용을 다 적기엔 길고 대충 정리하자면

1차 통화 (금)

- 아마 기술적인 문제로 esim을 활성화 할 수 있는 코드가 안 보내졌을 거야 기술팀에 연락해서 오늘 받을 수 있도록 할게

안옴

2차 통화 (토)

- 주말엔 기술팀이 출근을 안해 월요일에 다시 전화해

3차 통화 (월)

- 지금 QR코드 보내줄게 다시 활성화 해볼래?

안됨

4차 통화 (월)

- 너 이름으로 심카드 주문이 너무 많이 돼서 (지네가 하라고 함) 뭐가 활성화 되는 카드인지 모르겠어. 근데 이거 확인하려면 우리가 보다폰에 연락해야해 그러니까 하루 더 기다리고 내일 오전에 우리가 보내준 QR코드 다시 읽어보고 안되면 다시 전화해

여기까지가 월요일이었고

화요일 오전에 얘네가 말해준 시간에 해봤는데도 안 되는 것임

그래서 집에 왔는데, 알고보니 내가 시도한 시간 5분 뒤에 (진심 길지 않은 시간 후였음) eSim을 위한 QR코드가 활성화 되었으니 시도하라는 메일을 보낸 걸 오후에 봤음

그래서 바로 그자리에서 다시 시도를 했고

내 심카드는 드디어 작동에 성공했음

길고 험난한 여정이었지만 드디어 난 듀얼심에 성공을 했고…

남자친구 덕분에 eSim 주문에 대한 추가 비용은 결제하지 않아도 됐음 (사실 이것도 내가 모든 과정을 메일로 남겨놔서 난 애초에 물리심이 필요없다고 말한 게 인증되어서 그런 거긴 함)

현재까지 새로운 심카드를 쓴지 1주일 정도가 되었는데, 지금까지 아주 큰 변화를 느끼진 못했지만 기가바이트의 용량이 커지니까 이동할 때 영상도 자유롭게 보고 뭔가 괜히 아껴쓸 필요가 없어졌다는 것임

그리고 달마다 내가 귀찮게 결제 안 하고 알아서 통장에서 빠져나간다는 것이 너~~~무 행복함

독일에서 살면서 독일의 융통성없는 일처리(하지만 이건 다 근로자의 권리를 위해 생기는 불편함이라고 본다.) 때문에 답답할 때가 너무 많지만 이럴 때마다 또 하나 해냈다는 뿌듯함 그리고 언어가 빨리 늘어야겠다는 마음이 무럭무럭 자라난다. 그리고 한국 가고 싶다.

독일심 안돼서 한국 심카드만 꼈을 때 다예한테 받은 문자를 마지막으로 글을 마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