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14, M자 탈모 없앴다… 신기술 가득, 가격은 그대로
아이폰 14, M자 탈모 없앴다… 신기술 가득, 가격은 그대로
미사여구가 사라졌다. 대신 경쟁사 제품을 웃도는 성능과 개선된 사용자 디자인을 숫자와 실물로 보여줬다. 미국 내 출고 가격은 동결했다. 팀 쿡 애플 CEO(최고경영자)는 “우리가 만든 역대 최고 아이폰”이라고 했다.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스마트폰 수요 둔화를 뚫을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보였다.
애플이 7일(현지시각) 미 실리콘밸리 애플파크 스티브잡스씨어터에서 ‘저 너머로(Far out)’라는 행사를 갖고 스마트폰 아이폰14와 스마트워치 애플워치8, 무선이어폰 에어팟프로2를 공개했다. 이날 공개된 아이폰14는 총 4개 모델이다. 화면 크기가 6.1인치인 아이폰14, 6.7인치 아이폰14플러스, 6.1인치 아이폰14프로, 6.7인치 아이폰14프로맥스가 그것이다. 작년까지 나왔던 화면이 작은 미니 모델은 출시하지 않았다. 14와 14플러스는 미드나이트, 블루, 스타라이트, 퍼플, 프로덕트 레드 5가지 색상, 프로와 프로맥스는 딥 퍼플, 실버, 골드, 스페이스 블랙 4개 색상으로 출시됐다.
업계에선 벌써부터 아이폰14의 흥행을 점치고 있다. 최근 인플레이션, 부품 공급난 등으로 스마트폰 수요가 둔화하고 있지만, 성능은 강화하고 가격은 동결한 아이폰14가 높은 판매고를 보일 것이라는 예상이다.
◇가격 동결하고 성능 개선한 아이폰
애플은 아이폰14 전체 모델에 아웃도어 활동 중 응급 상황 시 위성을 통해 긴급 구조 요청을 할 수 있는 기능과 자동차 충돌 시 아이폰이 이를 감지해 자동으로 응급 서비스에 전화를 거는 충돌 감지 기능을 도입했다. 위성 통신 기술을 통해 아이폰에 인터넷이 연결되지 않았을 때도 자신의 위치를 상대방과 공유할 수 있다. 애플은 이 기능을 2년간 무료로 제공하고 이후 유료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애플은 이번 시리즈부터 아이폰 기본 모델과 프로 모델의 ‘급 나누기’를 선명하게 했다. 아이폰14와 14플러스에는 스마트폰 두뇌에 해당하는 AP로 전작에 사용했던 A15바이오닉 칩의 업그레이드 버전을 탑재했다. 반면 14프로와 프로맥스엔 새로 개발한 A16바이오닉칩이 들어갔다. A16바이오닉칩은 애플 최초의 4나노미터 공법으로 만들어진 칩이다. 애플은 “A16칩은 동급 경쟁 제품보다 최대 40% 빠르고, 전력 소비는 3분의 1 수준”이라고 했다.
아이폰14 프로와 프로맥스 모델엔 애플이 개발한 신기술이 대거 탑재됐다. 대표적인 것이 ‘다이나믹 아일랜드’다. 기존 M자 형태의 노치(화면 상단 테두리)를 알약 형태의 구멍으로 대폭 줄였고, 이 노치가 사용자의 앱 활용에 따라 자유자재로 크기를 바꾸면서 새로운 디스플레이 창 역할을 한다. 예컨대 음악을 듣다가 창을 전환하면 현재 어떤 음악이 재생되고 있는지가 늘어난 노치에 표시된다. 눈에 거슬렸을 노치가 하나의 디스플레이로 활용되면서 사용자 경험을 높인 것이다. 삼성전자 갤럭시의 경우 카메라를 화면 아래로 숨기는 하드웨어 방식으로 노치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면, 애플은 하드웨어의 문제를 소프트웨어와의 결합으로 해결한 것으로 분석된다.
프로 모델에는 기존보다 화소수를 4배 높인 4800만화소 메인 카메라가 최초로 탑재됐다. 애플은 “저조도 촬영 기능도 아이폰13에 비해 2배 개선했다”고 했다. 시간과 현재 온도 등의 정보를 아이폰 첫 화면에 항상 표시하는 ‘올웨이즈 온 디스플레이’ 기능도 프로 모델에 적용됐다.
가장 놀라운 점은 애플이 미국 내 판매 가격을 인상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아이폰14의 미국 판매 가격은 799달러부터, 14플러스는 899달러부터, 14프로는 999달러부터, 14프로맥스는 1099달러부터 시작한다. 아이폰13 출시 가격과 똑같다. CNBC는 “애플이 악화하는 거시 경제 위기 속에서 스마트폰 수요를 더 이상 위축시키고 싶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국내에서는 환율의 영향으로 가격이 인상됐다. 아이폰14(128GB 기준)는 1년 전보다 16만원 오른 125만원, 14플러스는 135만원, 프로는 20만원 오른 155만원, 프로맥스는 26만원 오른 175만원이다. 특히 최고 사양인 아이폰14프로맥스 1테라바이트 모델 가격은 250만원에 달한다.
애플워치8. /애플
애플워치8. /애플
◇배란일자 알려주는 애플워치8
애플이 이날 행사에서 강조한 것은 아이폰뿐만 아니다. 애플은 이날 아이폰 소개에 40분을 썼는데, 애플워치 설명에도 같은 시간을 할애했다. 애플은 애플워치8, 보급형인 애플워치 SE 2세대, 최고급 애플워치 울트라 등 총 3종의 스마트워치를 공개했다. 애플워치8은 41mm, 45mm 두 가지 사이즈로 나왔다.
눈에 띄는 것은 애플워치8에 2개의 손목 체온 센서를 탑재해 이를 여성 생리 주기와 배란일 체크에 사용했다는 점이다. 애플은 “온도 변화 추적은 배란기 여성에게 중요한 부분”이라며 “배란일 추정치를 쉽고 편리하게 알려주고, 다음 생리일 예측 정확도도 높여준다”고 했다. 삼성전자도 최근 출시한 갤럭시워치5에 적외선 온도센서를 탑재했지만 아직 이를 활용한 서비스는 내놓지 않은 상태다. 애플워치8에는 수면 시간과 심박수, 호흡수를 측정하는 수면 추적 기능이 강화됐고, 아이폰에 탑재된 기능과 동일한 차량 충돌 감지 기능도 적용됐다.
애플은 또 장거리 마라톤, 스쿠버다이빙 등 익스트림 스포츠를 즐기는 사람을 위한 최고 성능을 갖춘 애플워치 울트라도 내놨다. 49mm 크기로, 최대 배터리 사용 시간이 36시간에 달한다.
다이버들이 손목에 차고 수심 40m까지 들어갈 수 있고, 시간, 현재 수심, 수온, 해저 체류 시간 등의 정보를 표시해준다. 이는 스마트워치가 가진 방수 기능을 극대화한 것으로 업계에선 애플이 전문 다이버용 시계를 내놓는 브랜드 ‘가민’ 등에 도전장을 낸 것으로 본다. 나침반 기능도 있다. 애플워치8 가격은 59만9000원부터, 애플워치SE는 35만9000원부터 시작하고, 애플워치 울트라는 114만9000원이다.
◇노이즈 캔슬링 기능 2배 강화한 에어팟프로2
애플은 또 무선이어폰인 에어팟프로 2세대 제품을 내놨다. 노이즈 캔슬링 성능을 2배로 높였고, 사용자의 머리 모양와 귀 크기에 맞춰 개인화된 공간 음향을 설정할 수 있는 기능도 탑재했다. 노이즈 캔슬링 기능을 사용할 경우 1회 충전시 최대 6시간까지 사용할 수 있다. 케이스를 한번 완충하면 최대 30시간 동안 에어팟프로2를 쓸 수 있다. 국내 가격은 35만9000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