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13 프로 색상 알파인 그린, 미니 딥 그린과 비교해 보니

아이폰 13 색상 라인업이 새로 추가되었다는 사실, 다들 한 번쯤 접해보셨을 것 같아요. 바로 알파인 그린인데요. 시에라 블루 색상을 사용 중인 입장에서 초록 계열도 선호하는 터라, 아이폰 13 프로 알파인 그린 색상은 어떤 느낌일지 정말 궁금하더라고요. 더군다나 지난 8일 공개된 아이폰 14 프로 색상 라인업에 꽤 이렇다 할 컬러가 없어, 아이폰 13 프로 색상에 눈길이 쏠리고 있는 것도 같습니다.

확실히 애플은 프리미엄 Pro 라인업에 여러 부분으로 티어 구분이 확실한 회사입니다. 기본형과 프로 라인업에 차이를 두어, 고급형 스마트폰을 더 많이 팔겠다는 심산이 눈에 훤히 보이는데요. 색부터 느낌이 확연히 다릅니다. 알파인 그린은 시에라 블루와 달리 살짝 채도가 낮은 어두운 원색 컬러를 사용했습니다. 파스텔톤이라기보다는 원색에서 톤 다운이 많이 된 컬러감에 가까웠습니다.

아이폰 13 프로 알파인 그린을 한 손에 그립, 집어봤습니다. 차가운 스테인리스 스틸이 가장 먼저 손에 잡혔는데요. 지문이 많이 묻는 것이 단점이지만, 그와 별개로 제품을 한층 더 고급스럽게 꾸며주는 것 같아 참 여러모로 포기하기도 그렇다고 온전히 끌어안기도 애매한 디자인이 아닌가 싶습니다. 빛에 따라 색 느낌이 살짝쿵 달라지는 것이 포인트인데요. 측면에서 색이 진해지는 측면이 있었습니다.

아마 이 사진을 보면 왜 아이폰 13 그린이 카멜레온 같다는지 단번에 이해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색이 하얗게 뜨면서 그린 컬러감 대부분이 날아간 듯 보이지만, 카메라 범프 색상에는 딥 그린이 남아있어서 알파인 그린이라는 부분이 얼추 확인되기 때문입니다. 편광필름을 사용하는 삼성 갤럭시와 달리 매트한 무광 마감에 단순 색 채도가 짙어지고 얕아지는 차이이지만 매력적인 색 반전인 듯합니다.

애플은 컬러 마케팅을 독보적으로 잘 활용하는 회사입니다. 단, 컬러 마케팅을 활용함에 있어 초기 컬러와 후속 컬러에 차이점을 두는데요. 후속 색상은 특정 컬러에 열광하는 마니아 팬덤을 사로잡기 위해 색상 본연의 느낌에 치중하는 감도가 큽니다. 즉, 초기 컬러는 대중적으로 세팅해 많은 사람을 포섭하는 데 방점을 둔다면, 후속 컬러는 마니아 위주의 마니악 한 요소가 주가 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멀리서 보면 아이폰 13 프로 알파인 그린 색상은 단순 채도가 얕은 깊은 녹색에 불과하지만, 초기 시그니처 컬러 중 하나인 시에라 블루와 비교하면 색 채도 면에서 월등히 차이가 날 정도로 호불호가 심하게 갈리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밝은 녹색을 원하시는 분들은 이번 알파인 그린 색상이 썩 와닿지 않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오히려 아이폰 14 프로 딥 퍼플과 유사한 채도니까요.

그런데 이보다 더 별로(?)인 쌍둥이 색상이 있습니다. 바로 아이폰 13 미니 딥 그린인데요. 대충 블러 차이를 통해 보이는 색 느낌 비교로도 확인 가능하시겠지만 오히려 알파인 그린이 밝게 보일 지경입니다. 딥 그린은 정말 녹즙 색을 그대로 빼다 박을 정도로 청록색과 녹색, 그 어중간한 깊은 컬러를 그대로 녹여냈죠.

아이폰 13 미니 그린은 개인적으로는 정말 불호에 가까웠습니다. 잘 꾸며 본다면 갤럭시 S6 엣지 사파이어 그린 출시 때처럼 고급스럽고 야무진 초록색이라고 둔갑할 수도 있을 것 같았는데요. 보이는 첫인상은 그냥 초록색 물감, 원색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습니다.

좌측은 미니, 우측은 프로 모델의 알파인 그린 색상입니다. 프로 모델은 스테인리스 스틸이라 녹색의 정도가 짙지 않은 반면, 일반형 모델은 알루미늄 프레임이기 때문에 녹색 도료가 다량 입혀지면서 안 그래도 깊은 녹색을 덜어내지 못하고 더 담은 꼴이 되었죠. 왜 아이폰 13 프로 알파인 그린부터 보여드렸냐면 아이폰 13 미니 딥 그린 색상이 이렇다 할 특징 없이, 너무나도 별로였기 때문입니다.

이런 느낌을 저만 느낀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당장 아이폰 12 퍼플 후속 색상 출시 때와 비교해 볼까요? 아이폰 12 퍼플 출시일 당시 4월 벚꽃 시즌과 맞물려 한동안 광풍에 가까운 파괴력을 보였습니다.

반면 비슷한 시기에 출시된 아이폰 13 그린은 이렇다 할 파괴력을 남기지 못했습니다. 동시대에 출시된 아이폰 SE3도 마찬가지였지만, 후속 색상에 대한 주목도가 대체로 낮은 편이었죠. 아이폰 12 퍼플은 잘 알지만, 아이폰 13 그린은 잘 알지 못하는 것처럼요.

그래도.. 이번에 출시된 아이폰 14 프로 딥 퍼플 색상이 이렇다 할 반향은커녕, 내가 생각했던 퍼플 컬러라는 혹평에 직면하고 있는 만큼 전작 아이폰 13 프로 알파인 그린에 대한 주목도는 이따금, 다시금 높아질 것으로 예측되는데요. 여러분은 아이폰 13 그린 색상 시리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개인적으로는 프로 모델을 구입한다면 괜찮지만, 일반형 미니 모델에 그린은 정말 별로인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