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아이폰14 글로벌 가격 올린 킹달러 현상, 언제까지?
달러 강세, 고환율-고물가-금리인상 등 악순환
유럽 에너지 위기 해결 기미 없고
중국 봉쇄로 위안화 약세
전문가들 "내년까지 킹달러 현상 이어질 것"
달러의 초강세 현상을 일컫는 ‘킹달러’ 영향으로 최근 공개된 애플 아이폰14의 글로벌 가격이 일제히 상승했다. 앞서 애플은 지난 7일(현지시간) 아이폰14 시리즈 출시를 발표하면서 아이폰14 시리즈의 기본 모델 가격을 799달러로 전작과 동일하게 가격을 유지했다고 밝혔지만 1년 새 달러가 다른 통화 대비 10% 이상 급등하면서 글로벌 시장에서는 아이폰14 가격이 그만큼 뛰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 인상을 이어갈 것이란 전망 속에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까지 겹치면서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달러 선호 심리가 확대된 결과다.
플이 전작과 동일한 가격으로 출시한 아이폰14 시리즈는 강달러로 인해 글로벌 가격이 올랐다. 연합뉴스.
달러 가치 상승은 상대적으로 현지 국가의 통화를 하락시킨다. 지난 1일부터 6거래일 연속 원/달러 환율이 장중 연고점 기록 경신을 이어간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고환율은 수입물가를 밀어 올려 물가상승에 영향을 미친다. 물가를 잡기 위해 기준금리를 올리면 투자와 소비가 위축되고 우리 경제의 뇌관인 가계부채에 치명타가 될 수도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달러만 강세를 보이다 보니 원화 약세로 국내에서 수출하는 물건값이 떨어져도 그 효과가 미미해 수출 증대 효과도 크지 않을 것으로 우려된다. 고환율로 수출 기업들이 사용하는 원자재 가격 급등도 우리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 지난 7월 상품수지가 10년 3개월만에 적자로 돌아서자 8월에는 경상수지가 적자를 기록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올해 재정수지와 경상수지 모두 적자를 기록하는 ‘쌍둥이 적자’도 우려된다.
고환율이 고물가·고금리를 부르고 수출에도 큰 도움이 되지 않는 상황에서 경기는 침체 되고 물가만 상승하는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최근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이 발표한 ‘스태그플레이션 경험과 정책적 시사점’ 보고서는 우리나라의 올해 하반기 경제성장률이 2%대 초반까지 떨어지면 스태그플레이션에 진입할 가능성이 커진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킹달러 현상이 내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달러 강세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받고 있는 유럽 에너지 위기가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데다 중국 봉쇄에 따른 경기악화 및 위안화 약세도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달러화 강세가 미국 채권금리 상승과 동조화(커플링)를 이루고 있는 가운데 미 연준의 금리인상 전망이 장기간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것도 이 같은 전망이 힘을 싣고 있다.
지난달 열린 잭슨홀 미팅에서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이 연설하고 있다. 연합뉴스
특히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이 지난달 말 잭슨홀 미팅에서 강력한 긴축 의사를 표명한 데 이어 최근 연준 고위 인사들이 잇따라 3연속 ‘자이언트 스텝(한 번에 0.75%포인트 금리인상)’ 가능성을 시사하는 발언을 하면서 미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은 상당기간, 큰 폭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지난 9일(현지시간) 이날 오스트리아 빈의 고등연구소(IAS) 연설에서 “다음 (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에서 정책 금리가 수요를 억누를 수 있는 수준에 도달할 수 있도록 큰 폭의 (기준금리) 인상을 지지한다”며 “연준은 2023년에도 통화긴축을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 연준은 오는 20~21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하는데, 이 자리에서 0.75%포인트 금리인상을 지지한 것이라고 블룸버그 통신 등은 해석했다. 앞서 연준은 7월과 8월에도 자이언트 스텝을 밟은 바 있다. 연준 내 대표적인 매파 인사로 꼽히는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도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0.75%포인트 쪽으로 기울어졌다”며 자이언트 스텝을 지지했으며, 비둘기(통화완화 선호)적 견해를 피력하고 있는 에스터 조지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 총재도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 연설에서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지속적인 정책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태경 기자 [email protected]
기자 프로필